숙인 남성 고개 들다 - 진화하는 발기부전 치

"혼자 승용차 안에서 복용하려 했는데 물이 없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 "파트너에게 약을 먹는 게 들켜 나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일전에 한 제약회사가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하는 우리나라 40, 50대 남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온 답변이다. 남성의 상당수가 자신이 발기부전치료제를 먹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했으며, 먹기 편한 약을 원했다. 또 발기부전치료제가 영양제나 비타민처럼 보이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신이 환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 프라이버시가 보호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발기부전제 춘추전국시대 이같은 남성들의 고민이 앞으로는 사라지게 됐다. 발기부전치료제가 다양한 형태와 효능을 갖추고 환자들을 찾아오고 있다.기존 제품을 개선시킨 리뉴얼 제품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일취월장'이다. 초창기에 나온 약은 발기부전이 심한 환자가 필요할 때 먹었지만 요즘은 발기부전이 심하지 않은 사람도 쓸 수 있도록 용량을 줄인 것과 매일 먹는 것까지 나왔다. 최근에는 필름형으로 만들어 혀로 녹여 먹는 약까지 시판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판되고 있는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는 총 8종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다. 올해부터 화이자회사의 비아그라가 특허 만료됨에 따라 많은 제약회사에서 제네릭(복제약)을 만들어 시판할 예정이어서 그 숫자는 크게 늘어날 예정이다.   혀로 녹여 먹을 수 있는 필름형  15분 안에 효과 단기지속형  원할 때 언제든지 저용량 요법  배뇨장애 등 타 질환에 효능도   #성생활습관과 궁합에 맞게 처방 SK케미칼이 필름 모양으로 물 없이 먹는 엠빅스에스를 최근에 내놓았다. 물이 필요없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가 높다. 휴대와 보관이 편리해 지갑이나 수첩에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부부관계 30~60분 전에 먹으면 된다. 기존 알약보다 생체 흡수율이 17% 증가했으며 약효는 4~6시간 지속된다. 약값은 5천 원으로 동일 용량의 다른 발기부전제보다 저렴해 환자 부담도 적다. 레비트라 ODT도 물 없이 먹을 수 있다. 민트 맛까지 첨가해 약에 대한 거부감도 줄였다. 입에 넣으면 침과 결합해 녹아 흡수된다. 약을 먹었는데 발기가 되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면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을 줄인 것이 JW중외제약의 제피드다. 임상시험 결과 제피드는 발기효과가 평균 15분 만에 나타나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 출시된 발기부전제 중에서 가장 빠르다. 보통은 30~60분 정도 지나야 약효가 나타난다. 고혈압 약처럼 하루에 한 번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는 약도 있다. 자이데나 용량을 4분의 1로 줄인 자이데나 50㎎과 저용량 시알리스가 '데일리 요법'으로 나온 제품이다. 약을 먹고 약효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부부관계를 원할 때 바로 가질 수 있어서 심리적인 안정감과 자신감이 높아진다. 발기부전제의 맏형 격인 화이자의 비아그라는 다이아몬드형 파란 알약을 고수하고 있다. 모양과 색깔이 잘 알려져 드러내 놓고 복용하기를 꺼리는 환자도 있지만 오래된 만큼 안정성과 효과를 검증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비아그라 이후 등장한 릴리의 시알리스는 약효 지속시간이 최대 36시간까지 늘렸다. 약효는 먹고 나서 2시간 이후에 나타난다. 스마일정경우비뇨기과에서 환자 1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1%에서 발기력이 개선됐고 전립선비대증 환자 60%에서 배뇨장애가 개선됐다.   #다양한 치료효과 발기부전제는 발기부전 외에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전립선비대증이다.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발기부전제를 복용하면 발기력과 배뇨가 개선된다. 폐동맥성 고혈압에도 치료효과가 아주 높다. 2005년 미국 FDA에서 치료제로 공인하여 사용될 정도다. 또 고지대 저산소증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호흡곤란과 어지러움 등을 느끼는 고산증 개선효과가 있어서 산악인들 사이에 널리 애용되고 있다. 장거리 여행을 떠나거나 외국 출장에서 오는 시차를 극복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발기부전제가 뇌에서 시간을 인지하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각성과 수면 사이클을 원활하게 해 주어 시차적응을 돕는 것이다. 그외에 자궁내막 혈류를 개선하여 여성 불임증 치료에도 응용되고 있다. 여성의 자궁내막이 얇으면 수정란이 원래의 자궁 자리에 착상되지 않으며 착상이 되더라도 태아성장이 느려 불임증이 된다. 발기부전제를 질 내에 삽입하면 자궁의 혈류가 좋아져 자궁내막이 두꺼워지면서 착상을 도와준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 도움말=스마일정경우비뇨기과의원 정경우 원장

이전글 :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 남성접종확대 승인 다음글 : 잠을 훔치는 '야간배뇨' 이제그만!